과천 33평 24억 찍었다
"이제 '과·용·성'이라 불러야 하나"
과천 주요 단지 집값 가파르게 상승…송파·마포 뛰어넘어
"서울 집값 상승 수도권 확산, '과·용·성' 얘기도 나와"
"이제 '과·용·성'이라 불러야 하나"
과천 주요 단지 집값 가파르게 상승…송파·마포 뛰어넘어
"서울 집값 상승 수도권 확산, '과·용·성' 얘기도 나와"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주공10' 전용 105㎡(33평형)는 지난 1일 24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1월만 해도 21억원에 거래된 이 면적대는 슬금슬금 가격이 올라가더니 반년 만에 3억원이 뛰었다.
네이버부동산과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이 면적대 호가는 25억원이다. 이 단지는 용적률 100%, 건폐율 21%로 사업성이 높다. 이미 지난해 말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확보해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과천에 있는 다른 단지들도 '20억 클럽'에 진입하고 있다.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 5일 21억8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최고가를 기록 중이고,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전용 84㎡ 역시 지난 12일 21억1500만원에 팔렸다.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84㎡도 지난 6일 20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앞선 단지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강북 핵심 지역 '마·용·성' 중에선 마포구 집값을 뛰어넘었다. 올해 마포구에서 거래된 30평대(31~35평,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단지는 용강동에 있는 '래미안마포리버웰'로 20억9500만원(전용 84㎡, 7월)을 기록했다. 같은 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4㎡도 20억5000만원에 팔려 뒤를 이었다. 신수동 '신촌숲아이파크'(전용 84㎡, 20억1000만원),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전용 84㎡, 20억) 등 순이다. 과천 집값이 마포 주요 집값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서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상승이 과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마·용·성'이 아니라 '과·용·성'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별양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대표는 "집값이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똘똘한 한 채'를 잡기 위해 경기권에서도 많은 실수요자가 움직였다"며 "다른 지역을 정리하고 일찍이 상급지인 과천으로 넘어온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도 과천은 대표적인 강남의 대체 주거지"라면서 "과거 '버블세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때는 강남 집값보다 상승률이 더 높았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천 지식정보타운이 조성되면 기업들이 들어올 예정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데 따른 배후 수요 확대 역시 과천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과천 주요 단지들이 서울 지하철 4호선 인근에 밀집돼 있어 초역세권 단지들이 많다는 점, 녹지 비율이 80% 이상이라 서울과 달리 쾌적하다는 점 등도 과천 집값을 받쳐주는 요인들이다.
한편 과천 집값은 통계에서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2일 기준) 기준 과천 집값은 0.47% 뛰었다. 지난 5월 마지막 주(27일)만 하더라도 0.07% 내렸지만 지난달 첫째 주(3일) 0.17%로 상승 반전하더니 8주 연속 오르고 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거래는 1월과 2월 각각 32건, 33건에 불과했는데 3월 48건으로 오르더니 4월 74건, 5월 104건, 6월 162건으로 치솟았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량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