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사진=네이버 로드맵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사진=네이버 로드맵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가 추후 카페로 운영될지 이목이 쏠린다.

31일 한경닷컴이 대법원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김홍걸 전 의원은 동교동 사저에 대한 소유권 이전 계약을 지난 2일 박모(51)씨 등 3명과 체결했고, 지난 24일 소유권 이전이 완료됐다. 지분은 박씨가 20%, 정모(45) 씨가 60%, 또 다른 정모(46) 씨가 20%로 나눠 가졌다.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주소를 쓴다는 점에서 가족으로 추정된다. 채권최고액은 96억원으로 통상 대출금의 120%로 설정된다는 점에서 80억원을 대출받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박씨가 전국에 59개 점포를 둔 커피프랜차이즈업체 A사의 대표라고 보도했다. 또한 박씨는 전국에 35개 지점을 가진 B바리스타학원의 대표이자, 바리스타 자격증을 주관하는 협회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 사저 반경 150m 이내에도 A사 카페 1개 점포, 창업지원센터 1개, B바리스타학원 1개가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동교동 사저가 향후 카페로 운영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2001년 7월 19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한경DB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2001년 7월 19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한경DB 동교동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정치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 동교동계'(김 전 대통령 집에서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그를 보좌한 측근들을 가리키는 말)라는 말도 이곳에서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가 일어난 1961년 사저에 입주한 뒤 미국 망명, 영국 유학 시기 및 2년여간의 일산 사저 생활을 빼고는 2009년 8월 타계할 때까지 줄곧 이곳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이희호 여사가 2019년 6월 별세한 뒤, 김 전 의원이 동교동 사저와 남은 노벨상 상금(8억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형제간 유산 분쟁이 벌어졌고, 사저 소유자였던 김 전 의원은 "상속세 문제로 세무서의 독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작년에 매각을 결정했다"며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라고 매각 이유를 밝혔다.

또한 "매입자가 사저 공간 일부를 보존해 고인의 유품을 전시해주시기로 약속해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DJ 기념관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목포와 수도권 한 곳에 유품 전시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