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멘트사 상반기 매출원가율 77% 기록
한일시멘트 매출원가율 69%…강원랜드보다 원가율 낮아
시멘트 업계 "일시적 현상일 뿐…가격 더 높여야"
한일시멘트 매출원가율 69%…강원랜드보다 원가율 낮아
시멘트 업계 "일시적 현상일 뿐…가격 더 높여야"
시멘트 업계 69% 원가율도…"강원랜드보다 낫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와 쌍용C&E,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등 국내 5대 시멘트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원가율은 77.1%로 집계됐다. 원가 7710원을 들여 매출 1만원을 올린 것이다.업체별로 살펴보면 한일시멘트의 매출원가율이 69.2%로 가장 낮았고 △아세아시멘트 74.3% △성신양회 77.2% △삼표시멘트 78.9% △쌍용씨앤이 84.6% 순이었다. 이들의 마진률은 카지노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강원랜드 원가율은 70.3%로 한일시멘트보다도 1.1%포인트 낮았다.
이들 업체가 높은 마진을 챙긴 것은 시멘트 가격을 거듭 인상한 덕분이다. 2021년 1월 t당 7만5000원이던 국내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말에는 t당 11만9600원으로 3년 사이 59.4% 폭등했다.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자 3년간 네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린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은 2021년 1월 t당 111달러였던 것이 전쟁을 거치며 2022년 3월 t당 609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해 6월부터는 t당 200~300달러대 가격을 유지했다. 올해는 가격이 더 내려 최근에는 t당 14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유연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시멘트 업체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건설사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의 매출원가율은 94.8%, 롯데건설도 94.4%를 기록했다. 포스코건설도 94.2%에 달했다. 매출 1만원을 내는데 9400원 넘는 비용을 들였다는 의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90% 초반만 해도 준수한 상황"이라며 "80%대 매출원가율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자잿값 상승에 공사비·분양가 급등…국토부 "자잿값 낮춰라"
중견건설사 구매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최근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과 레미콘 단체에 시멘트 가격 협상에 참석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건자회는 시멘트 가격을 t당 1만1000원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하락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다만 시멘트 업계는 환경규제 준수를 위해 대대적인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에 가격을 낮출 여력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또한 건설경기가 위축되며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2284만t에 그치고 재고는 126t으로 15.6% 늘어나는 등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오는 4분기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시멘트 업계에겐 부담을 키우는 부분이다. 시멘트 업계는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제품 가격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사들은 국내 시멘트 가격이 더 오른다면 중국에서 더 저렴한 가격의 시멘트를 수입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건설사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사비 증가의 주요 원인인 자재가격을 낮추는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며 그 대상으로 시멘트를 지목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