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산층을 위한 실버스테이 1500가구가 첫 공급된다. 실버스테이 개념도./국토교통부 제공
올해 중산층을 위한 실버스테이 1500가구가 첫 공급된다. 실버스테이 개념도./국토교통부 제공 정부가 전국 공공택지 중 우수한 입지를 선정해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민간 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를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공급하는 물량만 1500가구 규모에 이른다.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업자 대상 설명회를 통해 실버스테이 입주 자격, 특징 등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다.

소득요건 없이 만 60세 이상 지원


국토교통부와 LH가 실버스테이를 도입하는 건 시니어하우징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18년 14.3%에서 올해 20.6%로 증가한다. 오는 2030년에는 고령자 비중은 25.5%, 고령가구 수는 769만가구에 각각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고령 인구는 급증하는 추세인데 고령자를 위한 주택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시니어하우징은 2011년 도입된 고령자복지주택 4100가구와 1993년 시작된 노인복지주택 9006가구 등 총 1만3000여가구에 불과하다. 일본의 민간 시니어하우징이 2022년 현재 80만가구(서비스형 고령자 주택 25만7000가구, 유료 노인주택 53만가구)에 이르는 것과 대비된다.

이번에 도입되는 실버스테이는 장기민간임대주택에 고령자 특화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다. 입주 자격은 만 60세 이상이다. 특별공급분에 대해선 소득요건이 제한되지만, 일반공급분은 소득요건이 없다. 유주택자도 입주할 수 있다. 다만, 무주택자 대상으로 우선 공급이 이뤄진다.
실버스테이는 기본적인 청소, 식사 서비스는 물론이고 건강관리, 안부 확인 등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실버스테이 예시. /국토교통부 제공
실버스테이는 기본적인 청소, 식사 서비스는 물론이고 건강관리, 안부 확인 등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실버스테이 예시.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는 주택연금 수령자가 실버스테이에 입주하더라도 주택연금을 지속해서 수령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임대료는 주변 유사 시설의 95% 수준이고, 임대료는 계약갱신 시 5% 증액을 제한하는 만큼 저렴한 임대료에 안정적으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셈이다.

비상 연락 장치, 집 곳곳에 손잡이


노령자를 위한 생활 서비스도 관심을 끈다. 기본적인 청소와 식사 서비스는 물론이고 세탁, 건강관리, 안부 확인 등 고령자 맞춤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령층 주거에 적합한 특화설계도 넣는다. 식사 제공 횟수는 월 30끼 이상이다. 동작 감지기, 안전 손잡이, 비상 연락 장치, 단지 내 식당, 의료실 등 마련이 의무화된다. 바닥은 미끄럽지 않은 재질을 사용하고 단차가 없도록 계획된다.

욕실도 일반 임대주택과 차이가 있다. 욕조 높이는 바닥에서 45㎝ 이하로 낮추고 고령자 편의성을 고려해서 샤워기를 설치한다. 욕실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잡이를 넣고 욕실 문은 여닫기 편리하도록 미닫이 또는 미서기문(문짝이 서로 겹치는 문)을 설치한다.

정부는 오는 2분기부터 실버스테이 추가 공모하고 올해 1500가구 이상을 공급할 방침이다. 첫 실버스테이인 구리갈매역세권에서는 다음달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오는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실버스테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공급하고 주택도시기금의 출자 및 융자 지원 등을 제공한다. 실버스테이를 건설할 때 취득세와 재산세를 최고 100% 감면하고 9억원 이하 주택에는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도 제공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