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에 약 18년 만에 두 번째 '트램(노면 전차)'이 달릴 예정이다. 트램은 지하철보다 비교적 빨리 만들 수 있고, 지하가 아닌 지상에 설치된 길을 따라 달려 역과 노선을 중심으로 방문객이나 유동 인구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사업이다.

대전, 경기 화성,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트램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부동산 시장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특히 트램 노선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호재' 여부에 찬반이 갈리는 등 집값 영향 여부가 주목된다.

대전시 18년 만에 새 트램울산·경기 화성도 추진

대전 트램 예상 모습. 한경DB
대전 트램 예상 모습. 한경DB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총연장 38.8km에 45개 정거장이 예정된 순환형 노선이다. 올해 착공해 2028년 개통이 목표다. 기본계획 승인은 1996년 이미 이뤄졌지만, 이후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전환하는 등 여러 차례 설계 방식을 바꾸며 지연을 거듭하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예비타당성·기본설계·시행설계 절차를 모두 마쳤다. 총사업비는 약 1조5069억원으로 중앙정부 60%, 지방정부 40%의 재정 분담으로 추진된다.
자료=한경DB
자료=한경DB 두 차례 유찰된 경기 화성시의 '동탄신도시 트램'은 현재 사업자 선정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앞서 동탄 트램은 지난 4월 1차 사업자 선정 공고, 5월 2차 공고를 냈다. 당초 컨소시엄 방식으로 참여를 고심한 DL이앤씨, 태영건설 등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시는 지난달 31일 조달청에 '동탄 도시철도 1단계 건설공사' 계약 요청을 의뢰했다. 조달청은 이달 중 3차 사업자 공고를 낼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한 울산 트램은 현재 한신공영을 우선협상자로 낙점해 수의계약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운 감자' 됐지만"트램, 정말 집값에 영향 줄까"

지금도 다수의 아파트 분양 정보에서는 트램이 들어올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홍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트램은 정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까.

대전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트램이 '호재'로 작용할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민 A씨는 "도로 확장 계획 없이 기존 도로에 트램 라인을 만들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사업비 확보가 어렵더라도 안 하느니만 못한 사업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주민 B씨는 "출근하는 장소가 트램 노선과 한 정거장이라도 겹치면 생활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며 "트램 역세권이라면 무조건 호재가 아니겠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유성구 봉명동 A공인 관계자는 "정부 재정이 투입돼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새 아파트 수요가 붙고 있다"며 "교통 사각지대가 줄어들면 자녀 교육을 고려한 이주 수요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덕구 중리동 B공인 관계자는 "예전에도 '도시철도 호재' 얘기만 많았지, 가격에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며 "완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선을 그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트램은 교통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계획 발표 당시, 착공, 완공 때 꾸준하게 가격 자극을 주는 요소"라며 "지하철보다는 사업성이 낮아 실제 완공되기까지 여러 차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반 계획과 달라질 수 있고, 선반영된 가격이 도리어 회수되는 부작용도 있다는 점을 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