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대선 정국 등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역세권 단지가 청약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철이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접근성이 뛰어난 단지일수록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많고 회복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에서 역까지 5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한 '초역세권' 단지는 수요가 탄탄하다.
부동산 시장에서 GTX 역세권 단지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GTX-A 운정중앙역 모습./파주=심은지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GTX 역세권 단지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GTX-A 운정중앙역 모습./파주=심은지 기자

교통 편의성 따라 청약경쟁률 천차만별

부동산R114가 지난해 역세권과 비역세권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걸어서 10분 이내에 역에 도달하는 역세권 단지는 평균 52.4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비역세권 단지는 4.78대 1로, 역세권 아파트 평균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수도권 평균은 18.67대 1이었다.
GTX-A 이용객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GTX-A가 지나는 서울역 모습. /심은지 기자
GTX-A 이용객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GTX-A가 지나는 서울역 모습. /심은지 기자 '교통 편의성'이 주거 선택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GTX와 같은 교통 호재가 반영된 지역은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 동탄역, 운정중앙역 등 GTX-A 노선 정차역 인근 단지들은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 2신도시의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는 지난해 1순위 청약에서 186가구 모집에 11만6621건이 신청해 62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 바로 앞에 짓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이 작년 6월 1순위 청약 접수에 2374명이 몰려 평균 8대 1, 최고 1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당시 부산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접수 건수와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었다.

효용 확인됐다…GTX 노선 '눈길'

작년 개통한 GTX-A노선의 효용성이 입소문이 타면서 GTX 역세권 단지도 재조명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 누적 수송 인원은 지난 4일 기준 1003만9904명이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541만6245명, 2023년 3월 개통한 수서~동탄 구간이 462만3659명이다.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압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파주, 고양 등에서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수요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GTX-A를 이용하면 운정중앙에서 서울역까지 약 22분, 킨텍스역에서는 16분이면 된다.
역세권 단지는 비역세권 단지에 비해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정중앙역 인근 단지 모습./파주=심은지 기자
역세권 단지는 비역세권 단지에 비해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정중앙역 인근 단지 모습./파주=심은지 기자 2030년 개통이 계획된 GTX-B 노선도 관심을 끈다.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송도, 부평, 별내, 마석 등 주요 정차 예정지 인근은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선 유력 후보들이 모두 GTX 노선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GTX 수혜는 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GTX-A·B·C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GTX-D·E·F는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전국 5대에 '전국급행철도망'을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철길을 따라 열차뿐 아니라 집값도 달립니다. ‘집집폭폭’은 교통 호재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역세권 투자 길잡이 코너입니다. 빅데이터와 발품 취재를 결합해 깊이 있고 생생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집집폭폭 열차는 매주 금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