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집값 반등했지만…노후 아파트는 '하락세'
한 달 만에 4500만원 '뚝'…신축만 '신고가'
"공급 물량 많아 시장에 부담…금리도 여전히 높아"
한 달 만에 4500만원 '뚝'…신축만 '신고가'
"공급 물량 많아 시장에 부담…금리도 여전히 높아"
재건축 나선 광명 하안…가격은 한 달 만에 4500만원 '뚝'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시 하안동 '하안주공10단지' 전용 59㎡는 지난 2일 5억원(11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6월 5억4500만원(3층)과 비교해 4500만원 낮은 가격이다. 6월 1층 실거래가(5억1000만원)보다도 낮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하안동 개업중개사는 "2021년 7억5500만원까지 올랐던 면적이 5억원에 거래된 것"이라며 "시장에 나온 매물 호가도 5억원대 초반부터 형성됐다. 광명 집값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올해 들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가격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광명 일대 재건축으로 대규모 공급이 예정됐고, 재건축 분담금 이슈도 커지면서 일찌감치 집을 처분하려는 수요도 제법 있다"고 설명했다.
하안동 일대 하안주공 1~12단지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광명시는 지난 3월 하안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 계획을 통과시켰는데, 대부분 단지가 15층 높이 중고층 단지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용도 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2만192가구인 하안택지개발지구는 3만1850가구 규모로 거듭날 전망이다.
모든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각 아파트 곳곳에서는 재건축 설명회를 알리는 현수막도 걸렸다. 한 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안양천 수변에 덮개공원을 만드는 등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정원문화도시를 조성할 것"이라고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광명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감도는 건 아니다. 서울 '옆세권(서울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면서 지난 1월 165건에 그쳤던 광명 아파트 매매는 지난 5월 249건으로 약 50% 늘었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은 6월 거래량도 287건을 기록하며 전월 거래량을 재차 넘어섰다.
신축·준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2022년 준공한 광명동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에서는 지난달부터 5건의 신고가 거래가 쏟아졌다.
전용 59㎡ B타입은 지난달 5일 7억6000만원(10층)에 팔린데 이어 이달 6일 7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용 59㎡ C타입은 지난달 8억원(24층)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인근에 2021년 준공한 '광명아크포레자이위브'도 전용 49㎡가 6억7900만원(20층)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광명동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는 연초 1순위 청약에서 3.9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고 지난달까지 5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끝에 최근 모든 물량 계약을 마치는 '완전 판매'를 달성했다.
광명 신축은 훨훨 나는데…"공급물량 압박에 재건축 부담도"
광명 집값 상승세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광명 집값은 7월 첫 주 0.11% 올랐다. 올해 들어 5월까지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6월 첫 주 0.07% 오르며 반등을 시작해 이달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누적으로는 1.39% 하락한 상태다.전문가들은 광명에 예정된 공급 물량이 시장에 부담을 주면서 노후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줄었고 공사비와 금리 등 재건축 사업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광명에는 올해 4395가구가 입주한다. 내년에도 9346가구 입주가 예정됐다. 부동산지인이 추산한 광명시 적정 수요인 1400가구보다 6.4배 많은 양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급 물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공사비는 끝없이 오르고 있는 데다 금리도 아직은 부담스러워 노후한 재건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 '옆세권'의 장점이 사라지진 않는다"며 "향후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소화되고 기준금리도 내린다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