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보다 135% 비싸게 팔았다 … 수서역 토지분양 대성공 거둔 '이곳'[집코노미-집집폭폭]
전국 철도망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철도공단이 최근 수서역세권 내 토지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개발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려운 부동산 경기 속에서 개발 능력을 입증하며 ‘팔방미인’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공단은 폐선로 관리 등에서도 비용과 직원부담을 동시에 줄이며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도공단 첫 분양 ‘대박’

7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지난해 매각한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내 업무·유통시설 용지(B3)는 총 3777억77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감정가(2805억원) 대비 134.66%에 이르는 가격이다.

공단이 역세권 토지 분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도망 공급에 집중했던 공단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사업개발처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공단의 첫 성과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번에 공급한 B3 블록은 총면적 1만6001㎡로 업무·유통시설 4개 필지로 이뤄졌다. 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800% 이하로 제한된 데다가 주변 성남비행장 때문에 고도 제한으로 묶여 있어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감정가보다 135% 비싸게 팔았다 … 수서역 토지분양 대성공 거둔 '이곳'[집코노미-집집폭폭]
수서역세권 개발을 함께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좋은 결과라고 평가한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공단이 토지 분양 경험이 없어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돼 놀랐다”고 말했다.

공단은 수서역세권의 좋은 입지가 분양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수서역세권은 수서∼평택 고속철도(SRT)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도권 전철 3호선 및 분당선, 수서∼광주선(예정)등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요충지다. 특히 2030년엔 수서역 환승센터복합개발사업 부지에 백화점을 비롯해 호텔, 오피스, 주거 및 문화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수서역세권 내 근린생활시설과 상업시설도 분양할 예정이다. 앞선 분양 성과에 이어 남은 용지도 매각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역세권 개발사업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계속할 예정”이라며 “공단이 체계적으로 역세권 개발에 나서면서 난개발 방지와 지역 개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는 돈 막고 직원 부담 줄여

공단은 지난해 이사장 취임 후 각 분야에서 경영 효율화 성과를 내고 있다. 전국 철도망을 공급하며 발생하는 고철 등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도 과감하게 민간 용역을 도입하며 비용과 직원 업무 부담을 동시에 줄이고 있다.

공단이 매년 처리하고 있는 폐기물(폐선로, 역사 내 발생품 등)은 연간 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그동안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위탁해 매각을 진행했지만 2019년 코레일 측이 위탁 수수료를 3배 가까이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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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입장에선 매년 수 십억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야 하는 데다가 직접 처리하기엔 인력이 부족했다. 지방마다 철거물 처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1~2명 정도밖에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현장에서 발생한 철거물을 지역 낙찰 수거업자가 빼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공단에선 직원이 민간에 감독을 맡기는 방식의 대안을 마련했다. 전국 현장을 직접 감독해야 하는 직원들의 부담은 줄이고 수수료 비용도 아끼게 된 셈이다. 용역 역시 공개 입찰을 통해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경영 투명성도 확보했다.

효과는 즉시 나왔다. 용역 업체가 지난해 중순부터 업무를 시작하며 전국 현장의 절도 사례를 사전에 적발한 것이다. 지난해 수도권의 한 역사 내 고철 처리 중 지역 수거업자가 무게를 속이는 식으로 공단 자산을 빼돌리려는 것을 사전에 적발한 것이다. 그간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무게 속이기나 바꿔치기 등의 불법이 용역 도입 후 줄었다는 설명이다. 공단 관계자는 “기존 위탁 수수료의 절반 정도를 사용하면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 관행도 없앨 수 있었다”며 “자산 유출은 막고 비용과 직원 부담 감소 등의 여러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 지하화 개발도 선도 역할

공단은 기존 철도시설의 지하화에도 선도적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미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철도 지하화 수립 등 개발업무를 전담키로 했다. 종합계획 수립에는 상부개발과 지하 철도망 건설방안과 연계된 지하 철도 노선의 재배치, 통합역사 및 연계 교통 환승 체계에 관한 추진방안 마련 등의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경인선 등 정부 공약사업을 중심으로 지역별 제안을 받고 계획의 완결성이 높은 구간을 선도 사업으로 연내 선정한 후 2025년 상반기에 노선별 기본계획 수립을 착수할 예정이다.
감정가보다 135% 비싸게 팔았다 … 수서역 토지분양 대성공 거둔 '이곳'[집코노미-집집폭폭]
공단은 “철도 지하화는 철도를 지하에 새로 건설하여 단절된 지역을 이어줄 뿐만 아니라 상부 공간 개발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지하화 희망 노선’을 제안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오는 6월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